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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작가 되는 법

웹소설 작가 되기, 현실적인 방법 1 :: 초보 작가를 위한 사전 안내문

by 서렝게티의 N잡러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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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웹소설 작가의 특징

웹소설을 읽어본 적 없는 사람만이 아니라 평소 웹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들도 막상 글을 쓰면 흔히 실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진중하고 기나긴 문체로 흔하지 않은 주제나 전개를 가진 특별한 소설을 쓰려고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건 웹소설이라는 분야의 본질을 착각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웹소설은 스낵컬처다. 순문학처럼 내 심상을 표현거나 세상을 각성시키고자 제언하는 작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과자를 먹으며 미슐랭 3스타의 맛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과자는 편의점에서 손쉽게 집어 소파에 드러누워 유튜브를 보며 심심한 입을 달래는 그런 인스턴트 음식이다. 웹소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대중교통을 타며 틈새 시간을 달래는 인스턴트 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두뇌나 감정을 많이 소모하지 않고도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가볍게? 그게 어떻게 쓰는 건데?

인스턴트는 인스턴트의 방식이 있다. 문장은 짧게, 전개는 빠르게! 장르 불문 웹소설계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공식이다. 한 문장이 세 줄이 넘어가면 좋은 문장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웹소설을 쓸 때는 세 줄이 아니라 한 줄을 기준으로 잡아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줄여도 문장이 안 짧아지는데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그러면 한번 점검해 봐라. 한 문장 만으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특정 인물이나 장면에 관해 장황한 묘사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예를 들어, 영희가 된장찌개를 먹는 장면을 쓴다고 치자. 뜨끈한 국물을 후후 불어 한술 뜨자 구수한 된장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우고 허하던 속이 뭉글뭉글해지고, 이런 묘사를 끊지도 않고 줄줄이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

 

 

 

“영희가 국물을 한술 뜨고는 나지막이 감탄을 흘렸다. 와, 이 집 잘하는데? ”

 

간단하지만 이게 바로 웹소설의 문장이다. 간혹 장황하고 긴 문장과 느린 전개로 히트친 작품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천상계 저 너머 대박작 월드를 향해 필력과 운으로 멱살 잡고 작품을 끌고 갈 게 아니라면 위에서 말한 ‘일반적인’ 웹소설의 공식을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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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글 쓰는 건 어렵다

‘오늘 간단하게 김밥이나 먹자.’라고 말 한번 잘못 던졌던 남편의 최후를 아는가? 김밥은 먹기에는 간편하지만 사실 만들기는 여간 번거로운 음식이 아니다. 속 재료마다 채 썰고 지지고 볶고 양념하고, 김밥 한 줄 만들기 위해서는 웬만한 음식 저리 가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웹소설의 한 편 분량은 약 5,000~5,500자. 요즘은 플랫폼/출판사 별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4,000자를 요구하는 곳도 간혹 있다. 웹소설 한 편의 글자 수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상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생각보다 적은데?’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100원짜리 글인데 5천 자나 쓰라고?’ 하며 진저리 칠 수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자고 마음먹었다면 ‘고작’ 5천 자를 쓰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 포스팅에서 다뤄보겠지만, 시놉시스고 뭐고 아무 계획도 없이 대뜸 5천 자를 쓰는 작가는 없다. 적어도 ‘이편에서는 뭘 써야지’하고 생각은 해놓는다는 말이다. 지름작(아이디어가 떠올라 내키는 대로 질러버린 작품)이 아닌 이상에야 모든 작가는 사전 ‘기획’을 하고 소설을 쓴다.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소설의 뼈대가 되는 시놉시스를 작성하고 세부적인 플롯을 짜고 자세한 에피소드를 더해서 또 한 편 한 편의 트리트먼트까지 구상한 다음에야 비로소 본격적인 글을 쓴다. 물론 초고를 쓰고 난 이후, 수 차례의 퇴고는 필수다. 작가마다 작업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빠지고 더해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것이 문제의 5천 자를 적기 전에 선행되는 과정이다.

 

 

 

신나는 웨이트 트레이닝! 글 근육을 키우자!

아무리 쓰기 힘들어도 꾸준함은 생명. 기분 좋게 취한 상태에 친구가 더 놀자고 꼬셔도 “미안. 오늘 아직 한 편도 못 썼어. 글손실 온다고.”라고 말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소설 한 편 쓰는 데 열 시간이 넘게 걸리는 사람이라 해도 하루 한 문장이라도 써 가며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머지않아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매일 한 편씩 쓰다 보면 열 시간이 여덟 시간이 되고, 다섯 시간이 세 시간이 되는 기적이 생겨나는 것이다. 필자 역시 처음 소설을 쓸 때는 한 편당 7시간은 훌쩍 넘어 걸렸다. 하지만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빠르면 2시간 반 내로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글 쓰는 법을 배워가며 꾸준히 글을 쓰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럼 편하게 한술 한술 손수 떠먹여 주는 친절한 포스팅을 천천히 따라와 보라. 그러다 보면 여러분 역시 어느새 어엿한 한 명의 웹소설 작가가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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